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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컴퓨팅센터’ 2조 사업, 기업들 외면한 이유는? 재공고에도 전망은 ‘흐림’
  • 신연서 대학생 기자
  • 등록 2025-06-01 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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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기업들의 외면 속에 첫 공모부터 유찰되는 사태를 맞았다. 민관 협력으로 총 2조원을 투입해 첨단 AI연구의 기반을 다지려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공모 조건이 지나치게 민간에 불리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주요 대기업들조차 참여를 포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마감된 사업 공모에 단 한 곳의 응찰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6월 2일부터 10일 이상 기간을 두고 조건 변경 없이 재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번 재공고에서도 참여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업 공모지침서를 보면, 국가 AI컴퓨팅센터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구조다. 공공은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등 정부 기관과 국책은행이 참여하며, 민간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통신, 건설 기업 등이 출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사업 구조에서부터 민간에 상당한 부담이 지워졌다는 점이다.

SPC가 청산될 경우 민간 참여자는 공공 출자금 전액과 이자, 이익률까지 보전해야 하며,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민간이 공공의 매수청구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이른바 ‘손실은 민간, 이익은 공공’이라는 구조적 비판이 나온 이유다.

또한 사업 공모 조건에는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대비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 등 공공적 수요처에 우선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할인 혜택과 인센티브까지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서비스 기한은 2045년까지 장기간 유지해야 하며, 중장기적인 신규 서비스 개발과 수요 발굴까지 민간 기업이 알아서 책임지도록 설계됐다.

IT업계 관계자는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고, 실패 시 리스크는 민간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며 “공모 조건상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최소한의 수익조차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당초 삼성SDS, LG CNS, SK텔레콤, KT 등 주요 IT 기업들이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모두 막판에 발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재공고에서도 조건이 그대로라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단독 응찰이나 재유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완공하고 연내 GPU 1만 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사업이 지연될 경우 AI산업 경쟁력 확보와 대학·스타트업의 GPU 부족 문제 해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GPU 구매 대행사업과 SPC 우선협상자 선정이 밀리면 첨단 AI 인프라 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공공사업은 기본적으로 낮은 수익성과 이해관계자 간 의견 충돌로 인해 참여 결정이 쉽지 않다”며 “GPU 확보뿐 아니라 정확한 수요 예측과 안정적 전력 공급, 국가 차원의 AI 산업 육성책까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재공고를 통해 새로운 참여자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기업들의 신중한 움직임으로 인해 사업 진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AI컴퓨팅센터 사업은 단순히 기술적 인프라 구축을 넘어 국가 AI 역량의 핵심 토대가 될 프로젝트로 평가되지만, 지나치게 민간에 부담을 지운 구조로 인해 그 성공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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